‘영화의 신’이 지구 위에 강림해서 극장가에 은혜를 흩뿌리던 빛나는 ‘한 해’가 있었다.
1991년
그렇다. 말도 안 되지만 ‘1991년’은 그런 해였다. 지금으로부터 딱 30년 전인 그 해 ‘극장가’는 ‘대박 행렬’에 비명을 질렀다. 그다음 해에는 그 영화들로 인해 ‘비디오 가게’도 덩달아 매출이 배로 뛰었다.
1991년은 아주 살짝 과장해서 90년대에 나온 모든 명작 중 절반 이상이 ‘몰빵’된 ‘기적의 1년’ 이었다.(믿거나 말거나) 그럼 과연 30년 전에 어떤 영화들이 ‘스크린’에 걸렸는지 한번 알아보자.
단언컨대 깜짝 놀랄 것이다. 자 그럼 추억회로를 돌려보자.
# 사랑과 영혼(Ghost)
바로 전해(1990년) 11월에 개봉한 ‘사랑과 영혼’이 91년 ‘신정 시즌’을 지나면서 오히려 더 큰 인기를 끌며 극장가를 초토화 했다. 서울 관객 160만 명을 동원하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세웠고 1998년 ‘타이타닉’이 나타나기 전까지 국내 극장 관객동원 1위를 굳건히 지켰다. 현재까지도 탑티어로 언급되는 ‘판타지 로맨스’ 계의 명작 ‘사랑과 영혼’
이 영화로 주연배우였던 ‘고(故) 패트릭 스웨이지’와 ‘데미 무어’의 주가는 초 상한가를 쳤고,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던 ‘라이처스 브라더스’의 ‘언체인드 멜로디’는 그해 최고의 팝송으로 불리며, 전국 모든 라디오에서 가장 많이 방송 된 노래가 되기도 하였다.
또한 주연 배우 둘이 도자기를 빚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회자되는 로맨틱한 명장면이다.
# 다이하드2 & 토탈리콜
‘사랑과 영혼’에 이어 1990년 12월에 개봉한 ‘다이하드’의 속편인 ‘다이하드2’ 역시 91년 신정 시즌에 큰 흥행을 했다.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전편보다 나은 속편이라는 평을 받기도 했고 ‘브루스 윌리스’의 국내에서의 탄탄한 지지도까지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된 영화였다 . 서울 관객 65만 명을 동원했다.
‘다이하드2’와 마찬가지로, 전년도 12월의 끝 무렵에 세계적으로 큰 이슈를 몰고 온 ‘SF 블록버스터’ 영화 ‘토탈리콜’이 꼬리를 물고 개봉했다.
그 전까지의 모든 영화와 비교할 수 없는 엄청난 특수효과를 자랑하며 큰 찬사를 받은 SF 영화계의 한 획을 그은 영화로 평가받는다. ‘폴 버호벤’ 감독의 대표작 중 하나이며 주연 배우인 ‘아놀드 슈왈츠네거’의 인지도와 액션도 흥행에 크게 한몫했다. 당시 서울 관객 41만 관객을 동원했다. 이렇듯 크리스마스/신정 시즌에 개봉한 외화들이 다들 대박을 터트리면서 91년도의 심상치 않은 기운은 그렇게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 용형호제2, 종횡사해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흥행 보증 수표 ‘성룡’은 2월에 개봉한 ‘용형호제2’를 통해 변함없는 액션과 코미디로 관객들을 즐겁게 했다. 서울 관객 40만 명을 동원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웃도는 흥행을 했다. 이 시절 ‘성룡’은 '경찰'이든 '도둑'이든 그냥 뭘 찍어도 다 잘 되는 호사를 누렸다.
성룡과 함께 ‘홍콩 영화’를 양분하던 ‘느와르 계’의 대장 ‘주윤발’과 청춘스타 ‘장국영’이 같이 출연한 ‘종횡사해’도 같은 시기에 개봉하여 서울 관객 28만 명을 동원하며 선방한다. '성룡'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뭘 해도 돈이 되던 시절이었다.
# 미져리 & 대부3
그해 아카데미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캐시 베이츠’의 살벌한 연기로 유명세를 탔던 영화 ‘미져리’가 3월의 시작과 함께 개봉했다. 국내에서는 알려지지 않은 배우들이 출연해서인지 유명세에 비해서는 크게 흥행하지는 못했고 서울 관객 9만 명을 동원하는 성적으로 스크린에서 내려왔다.
마피아 영화 최고봉인 ‘대부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은 ‘대부3’가 이어서 3월에 개봉하여 큰 인상을 남겼다. 하지만 1, 2편과 큰 시간차가 준 극장 세대의 변화로 인해, 시리즈의 높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흥행에서는 아주 큰 성공은 하지 못한 채 극장에서 밀려났다.
서울 관객 27만 명을 동원하며 그해 최종 흥행 순위 10위권 내 안착에 실패한다. 90~91년 시즌에 얼마나 많은 명작이 몰렸는지를 증명하는 사건으로 회자되기도 하였다.
# 젊은 날의 초상
90년부터 비상하기 시작한 한국 영화는 91년도에도 풍년을 이룬다. 3월에 개봉한 ‘젊은 날의 초상’은 동명의 원작 소설을 원작으로 했으며 그 해 ‘대종상’ 시상식에서 주요상인 최우수 작품상과 감독상을 비롯하여 무려 8개 부문을 수상하며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다.
영화는 3월에 개봉하여 서울 관객 17만 명을 동원하며 선방하였고, 그 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흥행 상위권에 랭크된다.
# 늑대와 춤을
그해 3월에 진행되었던 제6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7개 부문 수상이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안고 바로 한국으로 건너온 ‘늑대와 춤을’이 ‘봄’ 시즌을 정복해 버렸다.
전통적으로 국내 극장가에선, 아카데미 주요 상을 받은 영화가 개봉할 경우 ‘재미’와 상관없이 크게 성공한다는 공식이 있었다. ‘킬링필드’ ‘마지막 황제’ 등 아카데미가 선택한 영화는 어김없이 국내에서 흥행했던 것이다.
그런데 ‘늑대와 춤을’은 작품성과 더불어 그 전의 아카데미 수상작들과는 달리 재미까지 더해진 것으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며 상영관이 늘어나게 된다. 그렇게 ‘아카데미’ 어드밴티지에 재미까지 더해진 이 작품은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과 이슈 몰이에 성공한다. 무려 서울 관객 98만 명이라는 예상을 훨씬 웃도는 놀라운 스코어를 기록하며 당당히 91년에 개봉한 모든 영화 중, 관객 동원 1위에 랭크된다.
그리고 이 영화의 제작/감독 겸 주연 배우를 맡았던 철인, ‘케빈 코스트너’는 할리우드와 전 세계에서 먹히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등극한다.
# 터미네이터2
이미 상반기에 ‘판타지 로맨스’ ‘블록버스터 액션’ ‘SF 초대작’ 그리고 ‘아카데미 7개 부문 수상작’ 등 외화들이 연달아 흥행에 대성공하면서 극장가의 분위기는 이미 연말의 절정 분위기였다. 하지만, 뜨거운 태양이 작열했던 그해 여름에 나타난 이 영화 한 편으로 그 전 개봉작들의 이슈는 모두 묻히게 된다.
‘터미네이터2’
‘다이하드2’가 전편을 뛰어넘는 완성도로 ‘찬사’를 받은 것을 무안하게 만들 정도로 완벽한 ‘속편의 정석’으로 등장하여 전 세계를 전율에 빠져들게 했던 ‘터미네이터2’
‘에일리언2’를 성공시키면서 ‘대세의 감독’으로 떠 오른 ‘제임스 카메론’이 전편(터미네이터1-1984년) 제작 이후 무려 7년간 칼을 갈며 때를 기다려온 덕분인지 이 영화는 ‘완성도’의 포텐을 터트렸다. 설득력 있는 시나리오 위에 전편에서는 피도 없고 눈물도 없었던 ‘아놀드 슈왈츠네거’가 반대로 주인공인 ‘존 코너’를 보호하는 ‘가디언’ 역할을 맡아 영화의 매력을 배가시켰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빛을 발한 것은 이전에 보지 못했던 놀라운 시각효과 기술이었다. 새로 등장한 캐릭터 ‘T-1000’의 변화무쌍한 모습이 최신 CG 기술을 통해 놀랍도록 완벽하게 스크린에 옮겨졌고, 상상 이상의 화려한 영상미에 관객들은 모두 넋이 나갔다. 또한 감동적인 엔딩은 다른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여운까지 남겨주며 모두가 인정하는 그해 최고의 영화로 남게 되었다.
‘터미네이터2’는 서울 관객 동원 91만 명을 넘으며 그해 개봉한 다른 블록버스터들을 관객들의 머리에서 모두 제거해 버렸다.
‘터미네이터2’의 등장만으로도 1991년 영화계의 사명은 다 끝나고도 남을 것이었나, 아직 ‘영화의 신’은 더 많은 마법 꾸러미를 펼쳐 보일 준비를 하고 있었으니...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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